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잠잠하던 가상화폐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FTX 파산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 FTX
FTX는 20대의 '뱅크먼-프리드'가 2019년에 세운 가상화폐 거래소입니다.
'FTX' CEO 뱅크먼-프리드
- 1992년 캘리포니아 출생
(부모가 모두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로 뱅크 먼-프리드는 유년시절을 명문 스탠퍼드 캠퍼스에서 보냈다고 하네요)
-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물리학과 수학 전공
- 대학 졸업 후 2013년부터 월가의 자기 자본 투자사'제인스트리트'에서 4년간 트레이더로 근무
- 2017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임대주택에서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 창업
- 2019년 '알라메다 리서치'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를 설립하고 자체 코인 FTT 발행
FTX는 창업 당시 탄탄한 기술력과 사용자 환경(UI)을 갖춰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투자자를 끌어 모았는데요. 올해 초까지 투자유치 자금이 무려 320억 달러(약 42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 FTX의 성장 전략
FTX가 짧은 기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창업자인 '뱅크 먼-프리드'의 홍보 전략
뱅크 먼-프리드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1위인 '바이낸스'를 추격하기 위해서 자신을 브랜드화하게 됩니다. 당시 티셔츠에 반바지의 편한 차림으로 쿨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을 브랜드화하고 각종 행사장에도 참여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결과로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싱가포르 테마섹 등 큰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홍보에도 많은 돈을 쓰게 되는데, 지난해 미국 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 홈구장에 대한 19년간의 명명권을 1억 3천500만 달러(약 1천780억 원)에 사들여 구장 이름을 'FTX 아레나'로 바꾸는가 하면, 올 2월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둘째. 정치권에 대한 로비
뱅크 먼-프리드는 자신이 미국 출생이라는 배경을 적극 활용해 업계 1위인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이 중국 출신이라는 점을 공격하게됩니다. 최근 미국 규제당국이 점차 가상화폐 시장을 조여오자 뱅크먼-프리드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려는 듯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뱅크먼-프리드는 의회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기 시작했고,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최대 후원자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입니다. 반면 '바이낸스'는 사실상 중국 기업 아니냐는 의심 속에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집중 조사대상이 됐는데, 그런 자오 창펑을 향해 지난달 뱅크 먼-프리드가 "그 사람도 워싱턴에 갈 수 있지?"라는 조롱조의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미국은 정치권에 대한 로비가 합법입니다.
□ FTX의 몰락
FTX는 그동안 빠르게 외연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몰락 이유를 짚어 보겠습니다.
첫째. 업계의 미운털
경영내실보다는 홍보에 치중하는 모습에 정작 업계 1위인 바이낸스는 이 같은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습니다. FTX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인 바이낸스는 보유 지분 약 20%를 매각했고, 올 6월 바이낸스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몇 달 전 슈퍼볼 광고나 경기장 명명권, 대형 스폰서 계약 등을 어렵게 거절했다"며 뱅크 먼-프리드의 행보를 비꼬았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의 핵심 특성 중 하나인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옹호하는 등 뱅크 먼-프리드가 정치권의 규제 방침에 지속적으로 발을 맞춘 것도 업계에서 미운털이 박히는 요인이 됐습니다.
둘째. 내실 부족
FTX 직원들은 회사가 너무 빨리 커지면서 핵심 사업영역과 너무 먼 곳까지 확장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셋째. 독단적인 의사 결정
"뱅크 먼-프리드가 중요한 거래를 할 때 외부 조언을 참조하지 않은 채 소수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였다" , "외부에 비친 화려한 모습과 달리 뱅크먼-프리드가 실제로는 무뚝뚝한 성격에, 종종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기도 했다"라고 WSJ는 전하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FTX가 파산하게 된 것은 지난 7일 업계 1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인 자오 창펑이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처분한다고 공개 선언하면서 FTX의 유동성 위기를 촉발하게 된 것입니다. 파산 위기에 내몰린 FTX는 자존심을 굽히고 바이낸스에 SOS를 보냈고, 바이낸스는 8일 투자의향서(LOI)에 합의하며 인수 의지를 밝혔지만 하루 만인 지난 9일 이를 번복하며 FTX에 마지막 '확인사살'을 날렸다고 하네요.
이번 FTX의 몰락을 보면서 우리가 사업이든 인생이든 무엇에 힘을 쏟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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